하나- 경외심 2018. 11. 5. 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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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나뭇잎 하나가


나희덕


그간 괴로움을 덮어보려고

너무 많은 나뭇잎을 가져다 썻습니다

나무의 헐벗음은 그래서입니다

새소리가 드물어진 것도 그래서 입니다

허나 시멘트 바닥의 이 비천함을

어찌 마른 나뭇잎으로 다 가릴 수 있겠습니까

새소리 몇 줌으로

저 소음의 거리를 잠재울 수 있겠습니까

그런데도 내 입술은 자꾸만 달싹여

나뭇잎들을, 새소리들을 데려오려 합니다


또 나뭇잎 하나가 내 발등에 떨어집니다

목소리 잃은 새가 저만치 날아갑니다.


































Falling Leav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