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인간의 현실적 삶의 모습이 얼마나 행복과 가까운지는
한번 조용히 생각해 볼 일입니다. 인간이한평생을 살아가는 동안에는
심지어 산다는 것 조차도 짐스러울 만큼 고통스러운 순간이 많습니다.
이것을 불교에서는
삼계가 불타는 집이요
사생이 괴로움의 바다이다.
三界火宅 (삼계화택)
四生苦海 (사생고해)
라고 표현합니다. 삼계(三界)란 중생이 사는 이 우주 전체를 일컫는 말
인데 이것을 불타는 집이라고 하고, 사생(四生)은 이 세상의 모든 생명
을 일컫는 말인데 그 전체가 괴로움의 바다라고 하였습니다. 곧 불타는
집에서 고생만 하고 사는 것이 인생 그 자체라고 부처님은 말씀 하십
니다. 인생이란 이와 같이 태어나서 사는 동안에 고생만 하다가 끝내
죽고 마는 것입니다. 물론 살다가 때에 따라서는 좋은 일도 더러 있기
는 하지만 그것은 순간적인 것일 뿐, 인생을 전체로서 볼 때는 괴로움
의 연속이랄 수 밖에 없습니다.
인간은 누구나 이렇게 괴로운 인생을 살아가야 합니다. 그렇다고 스
스로 목숨을 끊을 수도 없고, 그토록 괴로운 삶이니 더 이상 살고 싶지
않다고 하여 살지 않을 수도 없습니다. 그러다 보니 사람들은 어떻게
하면 좀 덜 고생하며 행복하게 살 수 있는지에 대해 생각하지 않을 수
없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역사가 시작 된 이래로 사람들은 이 고생스러
운 삶 가운데서 좀 더 행복하게 살 길을 찾아 여러가지 방법을 모색 해
왔습니다.
우리가 살아가는 현실은 모든 것이 다 상대적이고 유한하여서 모순의
연속입니다. 이러한 모순의 세계란 곧 투쟁의 세계입니다. 따라서 여기
에서는 일시적으로 행복을 얻었다고 하여도 곧 종말이 오고야 맙니다.
그리하여 마침내 영원한 행복을 생각하게 되고, 그 영원한 행복을 달성
할 수 있는 길을 추구하는 데에서부터 인간의 종교가 성립된 것입니다.
영원한 행복은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상대적이고 유한한 이 세계에서
는 이룰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피안의 세계 곧 절대적이고 무한한 세계
를 구상하여 그곳에서 영원한 행복을 누리도록 노력하자는 것이 종교의
근본 취지일 것입니다.
모든 사람이 종교를 믿는 것은 아니듯이, 모든 사람이 저 먼 피안의
세계에서만 영원한 행복을 추구했던 것은 아닙니다. 그것은 사람마다
자신이 처한 환경에 따라 추구하는 행복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이를테
면 빌어먹는 거지에게 행복이 무엇이냐고 물어 본다면, 때가 되어 밥
한 끼 잘 얻어먹는 것이 행복이라고 대답할 것입니다. 거지로서는 밥 한
끼 잘 얻어먹으면 그것으로 다른 모든 시름은 다 잊고 만족해 할 수
있을 것입니다. 확실히 사람들은 때와 장소와 처지에 따라 서로 다른
행복을 추구하게 됩니다. 그러나 사실 대개의 사람들이 추구하는 행복
이란 것은 거지가 밥 한 끼 잘 얻어먹는 것을 행복이라 여기는 것과 크
게 다를 바가 없습니다. 그런 사람들에게 영원한 행복이란 공연한 이야
기가 아니냐고 반문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성철스님의 영원한 자유에서 발췌......기쁨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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