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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재는 하나의 자유다.
선택함이 없이 살고 삶이 스스로 일어나도록 허용한다면
그때 그대는 자유인이 된다.
삶이 그대를 통해 일어난다.
天地爲棺
열한째날 아침 – 장자의 죽음
장자가 임종을 맞이하게 되었을 때
제자들은 성대한 장례식을 계획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장자가 말했다.
“나는 하늘과 땅으로 관을 삼을 것이다.
해와 달은 나를 호위하는 한 쌍의 옥이 될 것이며
행성과 별무리들이 내 둘레에서 보석들처럼 빛날 것이다.
그리고 만물이 내 장례식 날 조문객으로 참석할 것이다.
더 이상 무엇이 필요한가?
모든 것은 두루 돌보아 진다.“
제자들이 말했다.
“우리는 까마귀와 솔개들이
스승님의 시간을 쪼아 먹을까 두렵습니다.“
장자가 말했다.
“그렇다. 땅위에 있으면 나는
까마귀와 솔개의 밥이 될 것이다.
그리고 땅속에서는
개미와 벌레들에게 먹힐 것이다.
어는 경우든 나는 먹힐 것이다.
그러니 왜 그대들은 새에게 먹히는 경우만 생각하는가?“
_ 오쇼 강설
강은 어느 곳을 향해 가고 있는지 염려하지 않고 흐름을 계속하고 있다.
그리고 강은 어김없이 바다에 이른다.
지혜로운 자는 언제나 존재에 관심을 두지만,
무지한 자는 언제나 행위에,
앞으로 행해야 할 것에 관심을 둔다.
존재 그 자체는 그들에게는 문제가 아니다.
장자는 존재에 관심이 있지만, 제자들은 행위에 관심이 있다.
왜 인간의 얼굴은 그렇게 슬프고 추한가?
그것은 그들이 지금 여기에 있지 않기 때문이다.
그들은 언제나 미래에 살며, 따라서 유령과도 같은 존재다.
삶은 결코 죽음만큼 절실할 수 없다.
삶은 결코 죽음만큼 아름다울 수 없다.
우리는 그것을 ‘비등점’이라 부른다.
죽음의 순간에 삶 전체가 비등점에 이른다.
모든 것이 이 세상으로부터 다른 세상으로,
육체로부터 육체 없음으로 증발해 간다.
그때는 침묵해야 한다.
죽음은 단 한 순간에 일어날 것이며, 그것을 놓쳐 버릴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우리를 행복하게 해줄 물건은 많이 있다.
그러나 우리는 행복해질 수 있는 가슴을 잃어버렸다.
그대는 궁전을 갖고 있을지 모른다.
그러나 왕이 될 수 있는 인간은 더 이상 없다.
궁전은 무덤이 될 것이다.
세상의 도시는 아름답고 나날이 거창해진다.
그러나 그것들은 마치 묘지와 같다. 살아 있는 사람은 찾아볼 수 없다.
존재는 하나의 자유다.
그대가 선택함 없이 살고,
삶이 스스로 일어나도록 허용한다면 그때 그대는 자유인이 된다.
그때 그대는 절대적으로 휴식할 수 있다.
이 절대적 휴식이 인간 최고의 경지이고, 처음과 끝이다.
자유인이 되라.
삶에 있어서도 죽음에 있어서도 장자와 같은 자유인이 되라.
장자(莊子) <361> 列御寇篇(열어구편)
잡편의 제10. 편명인 열어구(列御寇)는 본문의 첫머리에 나오는 인명을 취했다. 내용은 독립된 일곱 개의 설화를 모은 것으로, 마지막에 장주(莊周)의 설화가 있고 그의 임종 때의 말도 수록 되어 있다. 내용을 구성하는 설화는 열어구(列御寇)와 백혼무인(伯昏瞀人)과의 문답, 정인(鄭人) 완(緩)의 이야기, 장주(莊周)와 조상(曹商)과의 문답, 노(魯)의 애공(哀公)과 안합(顔闔)과의 대화, 장주에 관한 2개의 일화, 장주의 임종 때의 문답, 그리고 또 주평만(朱泙漫)의 도룡(屠龍)이야기, 정고보(正考父)의 삼명(三命) 이야기 등을 더해서 모두 아홉 개라고도 말할 수 있다. 이편의 구성은 <외편>이나 <잡편>에 실려 있는 내용들과 외견상으로는 거의 같아 보이나 내용적으로는 상호 관련성이나 일관성도 없고, 오히려 단편적인 자료를 모았다는 인상을 깊게 한다. 이 편의 끝에 실린 장자 임종 때의 이야기는 문장이나 구상이<잡편>중 다른편보다 뛰어난 데가 많다는 것을 들어, 편집상 잘못 삽입된 것이라고 소동파(蘇東坡)를 위시하여 여러 후인들은 입을 모으고 있다.
<하늘과 땅을 관으로 삼는다>
莊子將死(장자장사) 弟子欲厚葬之(제자욕후장지)
장자가 죽으려 할 때, 제자들이 그를 성대히 제사 지내려 했다.
莊子曰(장자왈)
그러자 장자가 말했다.
吾以天地爲棺槨(오이천지위관곽)
“나는 하늘과 땅을 관과 관 뚜껑으로 삼고,
以日月爲連璧(이일월위연벽)
해와 달을 한 쌍의 구슬 장식으로 삼고,
星辰爲珠璣(성진위주기) 萬物爲齎送(만물위제송)
별자리들을 진주와 옥 장식으로 삼고, 만물을 부장품으로 삼으려 하니,
吾葬具豈不備邪(오장구기불비야)
나의 장례 용품은 다 갖추어진 것이 아니냐?
何以加此(하이가차)
여기에 더 무엇을 보태려 하느냐?”
弟子曰(제자왈)
제자들이 말했다.
吾恐烏鳶之食夫子也(오공오연지식부자야)
“저희들은 까마귀나 솔개가 선생님을 뜯어 먹을까 두렵습니다”
莊子曰(장자왈)
장자가 말했다.
在上爲烏鳶食(재상위오연식)
“위쪽에 놓아두면 까마귀와 솔개가 먹을 것이고,
在下爲螻蟻食(재하위루의식)
아래쪽에 묻으면 개미들이 먹을 것이다.
奪彼與此(탈피여차)
어느 것들이 먹는다고 그것을 빼앗아 다른 것들에게 주는 것이다.
何其偏也(하기편야)
어찌하여 그리 편벽되게 생각을 하는 것이냐?”